연금계좌에 900만원을 넣었다. 그다음 질문은 하나다. 이 돈으로 무엇을 살 수 있는가. 증권사 앱에서 미국 S&P500 ETF를 담으려다 "위험자산 투자 한도를 초과하였습니다"라는 경고를 처음 본 사람이라면 이 글이 필요하다.
연금저축과 IRP는 세액공제 한도는 같이 쓰지만 살 수 있는 상품이 다르다. 이 차이를 모르면 계좌를 잘못 고르고, 안전자산 30%를 예금에 방치한다.
숫자부터 던진다. IRP 1,000만원 계좌에서 실질 주식 비중은 70%가 될 수도 91%가 될 수도 있다. 남은 30%를 무엇으로 채우느냐가 21%p를 가른다. 그 계산을 아래에서 검산까지 한다.
연금계좌 ETF, 계좌마다 살 수 있는 게 다르다
| 항목 | 연금저축(펀드) | IRP |
|---|---|---|
| 위험자산 한도 | 없음 (주식형 ETF 100% 가능) | 70% (안전자산 30% 의무) |
| 국내 상장주식 직접투자 | 불가 | 불가 |
| 국내 상장 해외 ETF | 가능 | 가능 |
| 해외 상장 ETF (SPY, QQQ 등) | 불가 | 불가 |
| 레버리지·인버스 ETF | 불가 | 불가 |
| 원리금보장 상품(예금) | 불가 | 가능 |
핵심은 첫 줄이다. 연금저축에는 위험자산 한도가 없다. 주식형 ETF로 100%를 채울 수 있다. IRP는 70%가 상한이다.
공격적으로 굴린다면 연금저축 600만원을 주식형 100%로 채우고 IRP 300만원에서만 30% 제약을 감당하면 된다. 600만 + 300만 배분은 세금뿐 아니라 운용 자유도에서도 유리하다.
출처: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시행령 및 퇴직연금감독규정, 2026년 7월 14일 확인.
IRP 안전자산 30%가 만드는 진짜 주식 비중을 직접 계산했다
여기가 대부분이 놓치는 지점이다. 안전자산 30% 안에도 주식이 들어 있다.
채권혼합형 ETF(주식 30 : 채권 70)와 TDF는 규정상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. 안에 주식이 섞여 있어도 그렇다. IRP 1,000만원에서 위험자산 700만원을 미국 지수 ETF로 채웠다고 놓고, 남은 300만원을 세 가지로 나눠 계산했다.
| 안전자산 300만원의 구성 | 안전자산 속 주식 | 계좌 전체 주식 | 실질 주식 비중 |
|---|---|---|---|
| ① 정기예금 | 0원 | 700만원 | 70.0% |
| ② 채권혼합형 ETF (주식 30%) | 90만원 | 790만원 | 79.0% |
| ③ TDF (주식 약 70%) | 210만원 | 910만원 | 91.0% |
계산 과정
- ② 300만 × 30% = 90만원 → 700만 + 90만 = 790만원 → 790 ÷ 1,000 = 79.0%
- ③ 300만 × 70% = 210만원 → 700만 + 210만 = 910만원 → 910 ÷ 1,000 = 91.0%
검산. ①과 ③의 차이는 910만 − 700만 = 210만원. 안전자산 300만원에 TDF의 주식 비중 70%를 곱하면 300만 × 0.7 = 210만원. 일치한다.
같은 "위험자산 70% 한도"를 지키면서도 실질 주식 노출은 70%에서 91%까지 21%p 벌어진다. 한도 규제가 실제 위험을 통제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여기서 나온다. 반대로 말하면, 안전자산 30%를 예금에 방치한 사람은 자신이 방어형 포트폴리오를 짰다고 착각하기 쉽다.
연금계좌 ETF에서 못 사는 것들
계좌에 돈은 있는데 매수 버튼이 안 눌리는 경우는 대개 셋 중 하나다.
① 해외 상장 ETF. SPY, QQQ처럼 미국 거래소에 상장된 ETF는 못 산다.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국내 상장 해외 ETF로 대체한다.
② 레버리지·인버스 ETF. 파생형은 연금저축과 IRP 모두에서 매수가 막힌다.
③ 개별 주식. 삼성전자 한 주도 직접 못 산다. 특정 종목에 노출되려면 그 종목을 담은 ETF를 통해야 한다.
과세이연이 30년 뒤 만드는 654만원
연금계좌 ETF의 진짜 무기는 세액공제가 아니라 과세이연이다. 1,000만원을 연 7% 수익률로 30년 굴렸다고 가정하고 계산했다. (과거 지수 장기 수익률을 참고한 가정치이며, 미래 수익률은 알 수 없다.)
- 1,000만 × 1.07³⁰ = 1,000만 × 7.6123 = 7,612만원
- 수익 = 7,612만 − 1,000만 = 6,612만원
여기에 세금을 붙인다.
| 계좌 | 적용 세율 | 세금 | 세후 수익 |
|---|---|---|---|
| 일반 증권계좌 (국내 상장 해외 ETF) | 배당소득세 15.4% | 1,018만원 | 5,594만원 |
| 연금계좌 (55세 이후 연금 수령) | 연금소득세 5.5% | 364만원 | 6,248만원 |
검산. 두 세금의 차이는 1,018만 − 364만 = 654만원. 수익 6,612만원에 세율 차이 15.4% − 5.5% = 9.9%p를 곱하면 6,612만 × 0.099 = 654만원. 일치한다.
연 1,500만원 이하로 수령할 때의 숫자다. 이 선을 넘으면 세율이 16.5%까지 올라간다.
연금계좌 ETF에서 돈이 새는 실패 지점 셋
① 안전자산 30%를 예금에 방치한다
<cite index="18-1">퇴직연금 전체 적립금 가운데 원리금보장형 비중은 80%를 웃돌고, 최근 10년간 연환산 수익률은 실적배당형 3.44%, 원리금보장형 2.09%에 그쳤다.</cite>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숫자다. 30%를 예금에 두면 계좌 전체 기대수익률이 그만큼 눌린다.
② 위험자산 70%를 "한 번 맞추면 끝"으로 안다
한도는 매수 시점에 계산된다. 주식형 ETF가 크게 오르면 비중이 저절로 70%를 넘고, 그 상태에서는 추가 매수가 막힌다. 70%에 꽉 맞춰 두면 몇 달 뒤 매수 버튼이 안 눌린다. 65% 안팎에 여유를 두고 채우는 편이 안전하다.
③ 국내 상장 해외 ETF를 일반계좌에서 굴린다
같은 상품이라도 계좌가 다르면 세금이 다르다. 일반계좌는 15.4%가 붙고, 금융소득이 연 2,000만원을 넘으면 종합과세 대상이 된다. 연금계좌 900만원 한도를 채우기 전에 일반계좌부터 굴리는 건 654만원짜리 순서 착오다.
한눈에 보는 요약표
| 항목 | 숫자 |
|---|---|
| 연금저축 위험자산 한도 | 없음 (주식형 100% 가능) |
| IRP 위험자산 한도 | 70% (안전자산 30% 의무) |
| 실질 주식 비중 | 예금 70.0% / 채권혼합형 79.0% / TDF 91.0% |
| 매수 불가 | 해외 상장 ETF, 레버리지·인버스, 개별 주식 |
| 일반계좌 세율 | 배당소득세 15.4% |
| 연금계좌 세율 | 연금소득세 5.5% (55~69세) |
| 30년 후 세금 차이 | 654만원 (원금 1,000만·연 7% 가정) |
| 저율과세 유지선 | 연 1,500만원 |
연금계좌 ETF, 오늘 할 일
숫자 셋이 전부다. 연금저축은 주식형 100%가 되고, IRP는 70%가 상한이다. 안전자산 30%를 무엇으로 채우느냐로 실질 주식 비중이 70%에서 91%까지 벌어진다. 과세이연은 30년 뒤 654만원을 남긴다.
- 내 IRP의 안전자산 30%가 지금 예금인지 채권혼합형·TDF인지 확인한다.
- 공격적으로 굴릴 돈은 한도가 없는 연금저축에, 방어가 필요한 돈은 IRP에 배치한다.
- 위험자산은 70%가 아니라 65% 선에서 채워 추가 매수 여력을 남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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연금계좌 ETF 자주 묻는 질문
Q1. 연금저축과 IRP 중 어디서 ETF를 굴리는 게 나은가요? 공격적인 운용을 원한다면 연금저축이 유리합니다. 위험자산 한도가 없어 주식형 ETF로 100%를 채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. IRP는 적립금의 70%까지만 위험자산에 투자할 수 있고, 나머지 30%는 안전자산으로 채워야 합니다. 다만 세액공제 한도 900만원을 다 쓰려면 두 계좌를 함께 쓰는 편이 낫습니다.
Q2. 미국 증시에 상장된 SPY나 QQQ를 연금계좌에서 살 수 있나요? 살 수 없습니다. 연금계좌에서는 해외 거래소에 상장된 ETF를 직접 매수할 수 없고, 국내 거래소에 상장된 해외 지수 추종 ETF만 매수할 수 있습니다. 같은 S&P500 지수를 추종하더라도 국내 상장 상품을 골라야 합니다.
Q3. 채권혼합형 ETF가 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나요? 주식 비중이 30% 이하이고 나머지가 채권으로 구성돼 있으면 규정상 안전자산으로 인정되기 때문입니다. TDF도 마찬가지로 안전자산으로 분류됩니다. 그래서 안전자산 30%를 이런 상품으로 채우면 계좌 전체의 실질 주식 비중이 규정상 한도인 70%를 넘어서게 됩니다.
Q4. 위험자산 비중이 70%를 넘으면 강제로 팔아야 하나요? 아닙니다. 한도는 매수 시점에 적용되므로, 보유 중인 ETF가 올라 비중이 70%를 넘어도 강제 매도되지 않습니다. 다만 그 상태에서는 위험자산 추가 매수가 제한됩니다. 매수 여력을 남기려면 처음부터 70%에 꽉 채우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.
Q5. 위험자산 70% 한도가 없어진다는 이야기는 사실인가요? 금융감독원이 한도 폐지와 국내 상장주식 투자 허용을 추진 중인 것은 맞지만, 2026년 7월 현재 시행되지 않았습니다. 관계 부처 간 논의가 이어지고 있어 시행 시점과 최종 내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. 규정이 바뀌기 전까지는 70대 30 원칙이 그대로 적용됩니다.
출처와 알아두실 점
참고한 공식 출처
-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시행령 및 퇴직연금감독규정 — 2026년 7월 14일 확인
- 국세청 「연금소득 원천징수 방법」 — 2026년 7월 14일 확인
- 금융감독원 퇴직연금 위험자산 투자한도 개선 추진 관련 보도 (2025~2026)
여기 적힌 비중과 세금은 2026년 7월 기준 규정으로 직접 계산한 값이다. 30년 수익률 7%는 과거 지수 데이터를 참고한 가정치이며, 미래 수익률을 보장하지 않는다. 실제 결과는 이보다 낮을 수도 높을 수도 있다. 위험자산 70% 한도는 폐지가 추진되고 있어 규정 자체가 바뀔 수 있으므로, 매수 전에 가입 금융기관의 최신 안내를 다시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. 이 글은 특정 상품의 매수를 권하지 않으며, 개별 투자 판단은 전문가와 상담하는 쪽을 권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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